서 문(序文)
지금의 우리들은 선조들이 다루어 왔던 옛것들을 잃고 그 정신마저 소멸되어 가는 것 같다.
거기에 여러 분야가 있겠지만 미술 교육에 있어서도 동양화보다는 서양화에 치중하다 보니 더욱 더 멀게만 느껴지게 되고 어렵고 생소하게만 생각되어지는 것이 일반적인 얘기들이다.
동양예술의 위대한 전통의 하나인 수묵화의 격조높고 독자적인 미를 재인식함과 계승, 발전시키고자 그 동안의 경험을 통해 선인화가(先人家)들의 화론(畵論)을 토대로 사군자 책을 펴내게 되었다.
또한 입시 미술계에 동양화과를 지망하는 학생들의 현재 학습방법은 대부분 약간의 선 연습과 서양화법의 고정시점으로 물체를 관찰하여 먹선과 더불어 담채하는 것이다.
그러나 우선적으로 먹과 화선지가 만나 미묘한 침윤(浸潤), 여백의 미, 선의 운용법을 이해하지 않고 학습에 들어간다면 깊이 있는 교육이라고 볼 수 없다 하겠다.
사군자(四君子)는 선(線)이 주체가 되는 예술이라고 할 수 있어 농담, 속도, 강약 등 선이 갖고 있는 함축된 의미를 파악해야지 무의미한 선의 운용으로 테두리를 두른 듯한 지루한 느낌을 주어서는 안된다.
그래서 기초가 되는 사군자(四君子)를 식물이 갖고 있는 외형상의 특징과 생물학적인 내용, 그리고 거기에 뒷받침 해줄 수 있는 이론을 체계적으로 다뤄았으니 사군자(四君子)를 배우려는 초보자에게나 동양화과를 선택한 학생들에게 다소나마 참고가 될 수 있다면 더 없는 보람으로 생각하고, 또한 여러분께 따뜻한 도편달(指導鞭)을 바라며 이 일을 도와주신 선배와 동료들에게 감사드리며 출판을 도와주신 우람출판사 손진하 사장님께 마음으로 부터 사례를 올립니다.
최필선